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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글 자 막 : Fyou

 

오늘 첫 곡을
소개하겠습니다

 

소설 '파도의 창가'가

 

누적 판매
100만 부를 돌파했습니다

 

2018년 최대의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저녁녘까지
강수 확률은 10%

 

비 걱정은
없겠습니다

 

저녁까지 구름 사이로
하늘이 보일 것으로...

 

좋은 아침
타치바나

 

방과 후다만

 

너무 잘 자길래

 

너 메신저 안해?

 

안해

 

이거 아주
편리한 어플인데

 

관심이 있으면...

 

참고로,
내 아이디는...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원작 / 마유즈키 준

 

고마츠 나나

 

오오이즈미 요

 

세이노 나나
이소무라 하야토

 

이 '아쿠타가와'는

 

신현실주의란 새 소설을
세상에 알리며

 

일본 문학 발전에...

 

타치바나,
메신저 안해?

 

안해

 

그리고 이 시대에는...

 

그럼 오늘 알바
같이 가는 거다

 

거기, 요시자와

 

왜 수업 중에
차이고 그래?

 

그래, 이어서
교과서를 읽어보자

 

'카페 레스토랑 - 가든'

 

아키라 짱, 안녕

 

안녕, 유이 짱

 

- 안녕, 타치바나 상
- 안녕하세요

 

안녕, 타치바나

 

카세, 15번도 파스타다

 

오더 내리겠다

 

그라탱 하나,
시저 하나

 

손님의 요구로

 

생선 비율이 바뀌었으니까
잊지 말고

 

 

접시 가져와

 

자, 15번 테이블

 

이것도 같이

 

니시다,
15번 테이블

 

네, 부탁할게요

 

음식 나왔습니다

 

트로피컬 파르페
주문하신 분

 

아, 여기

 

편이 드세요

 

방금 노려봤지?

 

주문받을게요

 

'트로피컬 망고 파르페'랑

 

- '드링크 바' 하나
- 감사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사과하라는 거 아니잖아

 

클레임이 아니야

 

내 말은...

 

정말 죄송합니다

 

원래 이런 줄 알고
먹었잖아

 

한심도 하지

 

점장 말이야

 

굽신굽신
머리 숙이고

 

굽힐 수밖에 없잖아요

 

그니까...

 

저런 인생이
한심하다는 거지

 

어, 온다

 

돌솥 너무 데웠어
주의하도록

 

어라? 탔나요?

 

쟤한테 시키니까 그렇지

 

역시 넌 아직인가

 

죄송합니다
바로 다시 만들게요

 

접시나 씻어

 

네가 해

 

그럼 부탁할게요

 

따끔하게
주의라도 줄 것이지

 

어중간하게

 

마흔다섯, 이혼남
애 하나

 

평생 점장이나 할 사람이야

 

15분 전에 주문했는데
아직도 안 나오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또 사과한다

 

당장 확인하겠습니다

 

밥 기다리다
화만 잔뜩 나잖나

 

정말 죄송합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 부탁할게요
- 자, 여기

 

음식 나왔습니다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

 

어서 오세요
몇 분이세요

 

넷이요

 

타치바나 짱, 간식

 

카세 상, 이건...?

 

그건 서비스

 

고마워요

 

사랑스럽네

 

왜 여기서 알바하지?

 

그건 나도 궁금하거든요

 

그걸로 돼?

 

수고했어

 

수고했습니다

 

안돼
제대로 먹어야지

 

자랄 때니까

 

소화해야겠다

 

왜?

 

아니에요

 

이거, 다음 달
알바 희망 시간이에요

 

그래, 고마워

 

월, 화, 금, 토
일요일도 괜찮아요

 

제법 많이 하겠는데

 

사고 싶은 거라도 있는 거야?

 

뭐, 나야 고맙지만...

 

뭔가 거슬렸어?

 

왜 그렇게 노려봐

 

노려본 거 아닌데

 

아, 그래?

 

고마워

 

점장님

 

그래

 

점장님 메신저 해요?

 

만약 한다면...

 

저기...

 

메신저가 뭐지?

 

아무것도 아니에요

 

일하러 갈게요

 

쓰레기 보는 듯하네

 

- 수고했습니다
- 수고했어

 

- 수고했습니다
- 수고했어

 

요시자와 군,
앞머리 길다

 

죄송합니다
다음에 자를게요

 

- 수고했어
- 수고했습니다

 

같이 가자
타치바나

 

보기 좋네

 

젊음인가

 

쿠보 상,
고마워요

 

빛이 나네

 

아니

 

10대들의 눈에는
나 같은 건 쓰레기 같겠죠

 

쓰레기 이하겠죠

 

타치바나, 같이 가

 

뭐야
무시야?

 

다녀왔습니다

 

그래

 

일기예보 틀렸지?

 

우산 들고 갔었어?
안 젖었네

 

목욕물 준비됐어
먹기 전에 씻어

 

감기 걸릴라
빨리 씻고 와

 

아키라

 

알았다고

 

알았으면
빨빨 할 것이지

 

'다시 말해 안되는 걸'

 

'어떻게든 해보려고'

 

'망연하게 머릿속을 뒤지며'

 

'아까부터 주작대로를
적시는 빗소리를...'

 

거기 누가 낙서하나

 

죄송합니다

 

이거 뭔데?

 

'플립 북'이요

 

대작이네

 

석달 걸렸거든요

 

곧 완성돼요

 

그래, 완성되면
다시 지워

 

계속한다

 

아프네

 

'아쿠타가와'의 '라쇼몽'은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이며

 

1915년, 다이쇼 4년에
발표된 작품이다

 

다들 힘내자

 

힘내자

 

날씨 정말 좋아졌다

 

그지

 

이시이

 

아키라

 

하루카

 

자, 직접 얘기해

 

있잖아요

 

이번 대회에서
100m를 뛰게 됐어요

 

- 오, 잘됐네
- 하지만 나...

 

선배처럼 11초대에
들어가지 못해서

 

그...

 

죄송해요

 

사과할 거 없다

 

 

선배 가끔은
보러 오세요

 

캰 선배,
먼저 갈게요

 

그래도 타임을
많이 줄였어

 

이제부터
운동장 달리기야?

 

그런데 날씨가 아쉽네

 

오늘 비 안와

 

뭐?

 

다리에 통증이 없으니까

 

미안

 

진짜 괜찮아
정말이야

 

다음엔 동아리나 가볼까

 

괜찮아?

 

알바 같이 하는 애

 

그렇구나

 

갈게

 

아키라 짱,
좋아하는 사람 있어?

 

나더러 이 가게에서
고르라면...

 

카세는 잘생겼지만
즐기는 타입이라 싫고

 

오츠카 아저씨는
바위 같아서 싫고

 

뭐, 이 안에서는
요시자와 군이 좀...

 

그런데 좋아하는 사람,
있는 것 같고

 

그럼 점장님은?

 

뭐야, 점장이라니
냄새나잖아

 

어떡해

 

분명 들었겠지?
우리 잘리는 건가

 

나도?

 

하지만 냄새나는 거 맞잖아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난 딱히 그런...

 

자, 타치바나 짱

 

카세 상

 

비밀이야

 

됐어요

 

요즘 좀 찐 거 같아서

 

이거 참,
오늘 타이밍이

 

무슨 냄새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냄새 안나요

 

점장님

 

쿠보 상,
나 냄새나?

 

나요

 

그보다 손님이
두고 간 물건이요

 

손님분

 

자전거냐

 

못 쫓겠지

 

뭐, 찾으러 오겠지

 

점장님,
그거 주세요

 

아키라 짱

 

타치바나 상

 

손님을 쫓아갔어

 

손님이 자전거 탔던데

 

그걸 어떻게 잡아

 

아니요

 

'타치바나'라면
가능할 걸요

 

엄청 빠르거든요

 

휙! 휙!

 

바람을 가른다랄까

 

윗 학년 애들도
전부 재껴서

 

완전 멋있거든요

 

그럼 알바 말고
육상을 해야지

 

육상부 맞아요

 

아니, 육상부였죠

 

였다?

 

손님

 

죄송해요
고마워요

 

그럼

 

부상?

 

 

반년 전에 다쳐서

 

이~야, 대단해
정말 빠르더라

 

감동했어
정말 대단했어

 

우리 아들놈은
너무 느려서...

 

타치바나 상

 

쿠보 상, 가게 좀

 

네?

 

타치바나 상
병원 가자

 

설 수는 있나?

 

하나, 둘!

 

지저분해서 미안해

 

그러니까,
병원이면...

 

점장님

 

왜, 아퍼?

 

다니는 병원이 있는데

 

가벼운 염증이 있었네

 

 

선생님, 점장인
'콘도 마사미'입니다

 

골절은 없나요?

 

점장님,
진정하세요

 

전에 큰 부상도 있었고
다신 무리하지 말도록

 

 

전에 큰 부상요?

 

아키라,
어딜 가려고?

 

편의점

 

그 꼴로? 안돼

 

괜찮아

 

잠깐, 조심해

 

엄마 나간다

 

점장님?

 

타치바나 상

 

타치바나 상

 

막 전화하려던 참이었는데

 

왜 여기 있어요?

 

아니

 

남의 집 귀한 딸을
다치게 했잖아

 

사죄를 드려야지

 

물양갱 좋아해?

 

엄마 출근했어요

 

뭐, 그런 거야?

 

확인하고 올걸

 

다시 올 거야

 

네? 됐어요

 

그래도 어머니한테
사죄를 해야지

 

물론 아버지도
상관없는데

 

우리 집 이혼해서...

 

맞다

 

면접 때 말했었지

 

데면데면해서 미안

 

괜찮아요

 

아빠랑도
사이가 좋아요

 

그렇구나

 

나도 이혼한 사람이고

 

아들놈이랑
떨어져 사는 몸인지라

 

아이들은 어떻게 느끼는지
신경 쓰여서...

 

그럼, 엄마는
몇 시에 돌아와?

 

정말 괜찮아요

 

내가 쫓아간다고
뛴 거잖아요

 

그래?

 

다리는 어때?

 

발톱이 빨간 것도
부상 때문이야?

 

피멍이나
내출혈 아니야?

 

그냥 '페디큐어'에요

 

페디큐어?

 

피멍이라니,
이상해요

 

왜요?

 

아니

 

평소보다
유해진 것 같아서

 

편해 보인다랄까

 

집 주변이라 그런가

 

옷도 편해 보이고

 

편해요?

 

마실 거 가져올게

 

이 가게 배치가
아주 잘된 것 같아

 

 

아, 블랙이
체질이 아니었나?

 

잠깐만

 

어라, 방금 데자뷔였나

 

이런 상황...

 

전에도 있었던 거 같은데

 

야, 하지만...

 

정말 번화한 곳에 사네

 

우리 가게에서
알바하지 않아도

 

여기라면
얼마든지 있을 텐데

 

여기엔
아무것도 없어요

 

이런 곳에 없으면
있을 곳이 없겠다

 

나 점장님이 좋아요

 

진짜로?

 

고맙다

 

정말 다행이다

 

완전 싫어하는 줄 알았잖아

 

사람을 자꾸 노려봐서...

 

그래, 그래
바로 그렇게

 

정말 다행이다, 정말

 

음식 나왔습니다
초코 바나나 파르페입니다

 

왔다 왔다

 

자 자, 먹어

 

- 내일 봐
- 힘내

 

갈게

 

대박이다

 

요시자와

 

요즘 점장님 어땠어?

 

점장님?

 

- 왜?
- 됐어

 

뭐냐고

 

점장님은...

 

어쩐 일인지
기분 완전 업돼서

 

앞머리 길다고
자꾸 잔소리하잖아

 

내 앞머리 길어?

 

아키라

 

또 다쳤다며?

 

가벼운 상처야

 

가벼워?

 

학교까지 쉬었으면서

 

이제 괜찮아
그니까 소리치지마

 

미안

 

보러왔구나

 

얘들아,
아키라 왔어

 

아키라 짱

 

어라, 벌써 가려고?

 

끝나고
밥 같이 먹을 건데

 

같이 가지 않을래?

 

가요, 선배

 

그보다 선배,

 

파밀레스에서
알바한담서요?

 

뭐야,
그 리액션은?

 

그렇게 무뚝뚝하던 선배가?

 

아니 니들...

 

- 그럼 거기 가보자
- 그게 좋겠다

 

어디에요?

 

안돼

 

오지마

 

멀기도 하고

 

나도 이제 가야 해

 

갈게

 

4번 라인
타치바나 아키라 상

 

자, 이 선수를
주목해주세요

 

타치바나 아키라
강호 카자미자와 고교

 

캰, 1500 안 뛰어?

 

아키라 뛰는 걸 보고
바로 갈게

 

알았어
먼저 갈게

 

자리로

 

준비

 

같이 가, 아키라

 

빨리
빨리

 

왜 그렇게
뛰어가는 거야?

 

기분이 좋잖아

 

아키라!

 

아키라!

 

자리로

 

부탁드릴게요

 

네 경우는,

 

아킬레스건이 완전히
끊어진 케이스지만...

 

재활하면서
조금씩 힘내보자

 

당분간은
뛸 수 없겠지만

 

무리하면
재파열이라고

 

다시 끊어지는
경우도 있으니까

 

서두르는 건 금물이다

 

조심히 가세요

 

저기,
주문하지 않았는데요

 

서비스에요

 

비 그치길 그냥 기다리기엔
심심하잖아요

 

감사합니다

 

어라

 

설마 블랙이
체질이 아닌가?

 

잠깐만요

 

곧 그칠 거에요

 

감사합니다

 

계단이 있으니까
조심하고요

 

네, 감사합니다

 

- 실례합니다
- 어서 오세요

 

알바 건으로 전화했던
'니시다'에요

 

안녕하세요
들어와요

 

들어와요

 

점장님

 

알바하려고?

 

점장인 '콘도'입니다

 

비 오나

 

타치바나 상

 

어떻게 된 거야?

 

다리 이제
괜찮은 거야?

 

아무튼 빨리 들어와

 

다 젖었잖아

 

자, 어서

 

타치바나 상

 

점장님이 좋아요

 

'라쇼몽'

 

'다시 말해 안되는 걸'

 

'어떻게든 해보려고'

 

'망연하게 머릿속을 뒤지며'

 

'아까부터 주작대로를
적시는 빗소리를...'

 

'하염없이 듣고 있었다'

 

다음 뉴스입니다

 

17살 여고생 상대로
음란행위를 한

 

음식점 종업원이
체포되었습니다

 

수고하십니다

 

수고

 

점장님

 

그래

 

저기...

 

물양갱 고마웠어요

 

물양갱?

 

엄마가 고맙다고 했어요

 

아, 물양갱

 

맛있었어?

 

그리고 점장님

 

그날 한 말,
진심이에요

 

나 점장님이 좋아요

 

점장님은
날 어떻게 생각해요?

 

답을 주세요

 

수고했습니다

 

아키라, 퇴근하고
노래방 가려고 하는데

 

노래방 좋지
젊은 사람들이 같이 가

 

난 됐어

 

아키라 짱,
화내는 거야?

 

뭐? 아니야

 

다리가 아직 불편해서

 

그렇구나
그럼 나으면 갈 거지?

 

갈게

 

둘이 재밌게 놀아

 

둘?

 

그럼 오늘은
우리 둘이...

 

아니, 나도 됐어

 

수고했습니다

 

그럼,
수고했습니다

 

수고

 

타치바나 상

 

집까지 바래다줄게

 

아직 다리
불편하잖아

 

그리고...

 

아까 얘기도
계속해야 할 것 같고

 

아까 얘기를
계속하자면...

 

답은 할 수가 없다

 

왜죠?

 

아니, 왜라니

 

알잖아

 

모르겠는데요

 

타치바나 상

 

아저씨는
마흔다섯이거든

 

주변에서 뭐라겠어

 

주변에서 뭐라든
뭔 상관이에요

 

아냐 아냐

 

상관있지

 

생각해봐

 

부녀지간만큼
차이나잖아

 

부녀지간은
아니잖아요

 

원제 교제라고
할지도 모른다

 

원제 교제 아니에요

 

난 점장님이 좋다고요!

 

아저씨가
뭐가 좋다고

 

사람 좋아하는데
이유가 필요할까요?

 

동년배라면
이유가 필요 없겠지만

 

우리 사이라면
이유가 있어야지

 

타치바나 상
다시 생각해봐

 

마흔다섯,

 

꿈도 희망도
아무것도 없는...

 

빈 껍데기만 남은 중년이야

 

나는

 

어라

 

뭐야, 그 표정은

 

'나'라고 했다

 

아저씨라고 했었는데
방금 '나'라고 했어요

 

뭘 모르네, 넌

 

아무것도 모르잖아

 

나랑 데이트한다고 생각해봐

 

거북하고...

 

데이트해줄 거예요?

 

방금, 데이트
해보라고 한 거 맞죠

 

- 아니, 방금 그건...
- 말한 거 맞잖아요

 

그랬지

 

요즘 어때?

 

매일 문자는 해

 

답장은?

 

반 정도

 

그럼 끝났잖아

 

그런 게 어딨어
아직 기회는 있어

 

이 키홀더는 뭐야?

 

'무키히코' 몰라?

 

이걸 하고 다니면

 

좋아하는 사랑이랑
사이가 좋아진대

 

효과 만점이래

 

아키라

 

대체 얼마나 돌린 거야?

 

그 많은 걸
어따 쓰려고?

 

'무키히코'가
안 나오잖아

 

무키히코?

 

그건 뭔데?
애니메이션?

 

나도 잘 몰라

 

왜 그게 필요해?

 

얘들은 네가 가져

 

오늘 아침 훈련은?

 

아, 시험 기간이지

 

왠지

 

같이 학교 가는 거
오랜만이다

 

그러네

 

어서 오세요
몇 분이에요?

 

타치바나 짱, 간식

 

고마워요

 

샐러드는
맘에 드나 보네

 

알겠습니다

 

드링크바 3개죠

 

알겠습니다

 

드링크바는
저쪽에 있습니다

 

마음껏 드세요
실례하겠습니다

 

'타치바나'

 

'휴무'

 

'점장'

 

수고

 

수고했어요

 

공부?

 

곧 시험이라

 

교과서,
정말 오랜만이다

 

잠깐 보여줘 봐

 

상관없는데

 

'라쇼몽'인가

 

안되지
수업 중에 낙서하면

 

비밀로 해줘요

 

상관없긴 한데

 

대신에...

 

나랑 데이트하자

 

카세 상

 

오늘 학교 가는 날이었지?

 

 

그럼 집에 가서
옷 갈아입은 게

 

이 모습이야?

 

 

갈까

 

너 '육상부'라지?

 

육상부...였죠

 

다쳐서 관뒀다고?

 

엄청 빨랐다고 그러던데

 

지난 일이에요

 

열심히 하던 걸

 

어느날 갑자기 잃게 되면
어떤 느낌이야?

 

기분 나빴다면 미안

 

하지만
다 지난 일이잖아

 

뭐, 그때는
좀 별로였는데

 

지금은 뭐,

 

알바도 재밌고

 

점장도 있고?

 

오늘 처음으로
눈 맞추네

 

약속대로 데이트했으니
비밀 지킬 거죠?

 

다시 말해,
재밌던 육상을 못하자

 

이젠 연애를
하겠다는 거네

 

하지만...

 

상대가
마흔다섯의 아저씨라면

 

기분 더럽지 않아?

 

갈게요

 

참나, 돈은 됐어

 

세속적으로
들리겠지만

 

냉정하게
나이 차를 생각해봐

 

놔요

 

그렇게 좋아?

 

점장님이랑
잘 안될 거야

 

절대로

 

점장님

 

평소랑
분위기 다른데

 

머리 스타일
바꿔서 그런가

 

그럼, 갈까

 

아들놈이랑 보면
저런 건 안보지

 

재밌었어?

 

몇 번을 봐도
재밌을 것 같아요

 

다음은
어디로 갈 거예요?

 

그게 그러니까,

 

뭐, 밥도 먹었고...

 

- 대충 이쯤에서...
- 어디 갈 거예요?

 

아냐 아냐
집에서 걱정할 텐데

 

괜찮아요
애도 아니고

 

아침에 들어가도 돼요

 

미안해요

 

그러겠다는 건 아니고
말하자면 그렇다는 거예요

 

사람 좀
놀래지 마라

 

돌아가자

 

그럼 다음은 언제죠?

 

다음?

 

다음도 있는 거야?

 

여름 축제도 있잖아요

 

유카타 입고 싶은데

 

잠깐, 잠깐만

 

여름 축제는
아들놈이랑 약속했어

 

대체...

 

여고생이랑 아저씨가
갈 수 있는 곳이 어데 있겠어

 

점장님이
가고 싶은 곳이요

 

내가 가고 싶은 곳?

 

지루해 죽을 텐데

 

난 점장님을
더 알고 싶어요

 

지루한 곳도
알고 싶고

 

휴일에는 자주
이곳을 찾는다

 

멋진 구상이
없을까 해서

 

책을 좋아해요?

 

글쎄,
좋은 정도가 아니라

 

책벌레라 해야 하나

 

소설가가
되고 싶었거든

 

소설가를
꿈꿨던 거에요?

 

아니 뭐...

 

장난으로

 

대학 때
문예부에 들어간 정도

 

추천해줄 책,
없어요?

 

이게 좋겠다
뭐 이런 거

 

평소 책을
별로 안 읽어?

 

 

책이란

 

누가 추천한다고 해서
읽는 게 아니야

 

만약 그 책이
재미없었다면

 

너한테 고충을
추천한 게 되잖아

 

하지만 네가
이곳에 왔다는 건

 

어디엔가

 

널 기다리는 책이
있다는 얘기겠지

 

그건 분명,

 

지금의 너에게
필요한 책일 거야

 

다행히 여긴
'책의 바다'다

 

분명 찾을 수 있을 거다

 

분명

 

너에게 필요한 책을
찾을 수 있을 거다

 

'2017년 국제육상선수권 대회
기록 사진집'

 

'파도의 창가'
- 쿠조 치히로 -

 

뭘 봐요?

 

이거,
지인이 쓴 책이야

 

와, 대단해요

 

그런 사람을 안다니
점장님 대단해요

 

내가 뭐

 

이 녀석이
대단한 거지

 

'100만 부 돌파'

 

캰 선배

 

- 어, 안녕
- 안녕하세요

 

아, 맞다

 

송별회 회비
1학년들 거요

 

땡큐

 

타치바나 선배,
안 오겠죠?

 

선배랑 소꿉친구인데
끌고 오세요

 

아키라는 자기 일을
스스로 결정하는 타입이야

 

그럼 이제 우리랑
상관없게 되는 거예요?

 

어, '무키히코'요?

 

요즘 엄청
유행이잖아요

 

왜 유행하는데? 저게

 

타치바나
좋은 아침

 

안녕

 

아키라

 

하루카?

 

받아

 

'우리 우정이
육상만은 아닌 거지'

 

야, 타치바나

 

이번에 여름 축제 있잖아

 

뭐야?

 

무시냐?

 

하루카

 

기다렸지

 

미안, 준비하는데
시간 좀 걸렸어

 

가자

 

아키라,

 

오늘 고마워
불러줘서

 

쪽지 고마워

 

동아리 관두고
놀러 나온 건 처음이지

 

있잖아
아키라

 

이번에 송별회 있는데...

 

잠깐만

 

아빠, 이거 하고 싶어

 

뭐, 야키소바는?

 

이게 좋아

 

그럼 가마

 

또 보자

 

미안

 

누구야?

 

알바하는 곳 점장님

 

점장?

 

아키라

 

저 사람
좋아하는 거야?

 

거짓말이지

 

완전 아저씨잖아

 

- 같이 있는 애는...
- 그만해, 가자

 

알바하는 곳이라면...

 

너 동아리 안오고
뭐하고 다니는 거야?

 

뭐하고 다니냐니

 

내가 뭘 하든
상관없잖아

 

너 요즘 나랑
아무 말도 안하잖아

 

무슨 생각하는지 모르겠어

 

묻지도 않았잖아

 

어떻게 물어!

 

'말 걸지 마'

 

묻고 싶어도
물을 분위기야 묻지!

 

어차피...

 

원래로
돌아갈 수 없잖아

 

갈 거야

 

와, 시끄럽네

 

어서 오세요
몇 분이세요?

 

약속한 사람이 있어

 

치히로

 

시끄러운 건
여전하네, 여긴

 

음식 나왔습니다
'미소 덴가쿠'에요

 

나왔다
돈덴의 '미소 덴가쿠'

 

몇 년 만이야?

 

갑자기 웬일이야?

 

뭐, 계기가 있었지

 

계기?

 

뭐, 재밌었어

 

뭐가?

 

'파도의 창가'

 

읽었어?

 

읽었지

 

재밌었어?

 

볼만했다고 하잖아

 

볼만하다니,
완전 재밌었으며

 

그러고 보니 아마존에서
별 하나 준 게 너지?

 

아니거든

 

뭐, 됐어

 

오늘 오랜만에
널 보는지라...

 

좋은 거 들고 왔다

 

'망향'

 

대학 때 동인지잖아

 

얼마 만이야

 

그지

 

타코다 선배...

 

이 인간은
자뻑이 심했잖아

 

여기 표현
대부분 베낀 거잖아

 

'완벽한 여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완벽한 사랑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나 이 인간이랑...

 

소설 발표 때문에
자주 다퉜잖아

 

'나카지마 미도리'

 

맞다, 미도리 짱

 

이혼했다며?

 

이제 안 봐?

 

아들놈 때문에
전화하는 정도

 

아들은,
잘 자라고?

 

오늘 축제 같이 갔었어

 

애비 노릇은
제대로 하네

 

하긴 무슨

 

가족 팽개치고
작가를 꿈꾼 게 이 꼴이야

 

뭘 해도 어중간하고

 

심기 불편한 말,
하지 마라

 

옛날이었으면
벌써 한 방 날렸다

 

이제 반격할 힘도 없다

 

나이를 먹었나보다

 

하지만 너,
지금도 쓰고 있잖아

 

택시라...
잘나가는 놈은 다르네

 

그지

 

난 양배추만
먹어 그런가

 

가는 데까지
같이 가자

 

아니, 술 깨게
걸어서 갈 거야

 

타고 가자니까

 

맞다, 치히로

 

히로인인 여고생 묘사가
좀 부족했어

 

네가 여고생을
뭘 안다고?

 

파밀레스 점장을
얕보는 거 아니다

 

아저씨 냄새난다고 하지 않디?

 

제법 인기 있거든
이래 봬도

 

그래, 그렇겠지

 

갑시다

 

바로 삐졌네

 

어른답지 않게

 

마사미

 

우린 어른이 아니야

 

동창이잖아

 

또 연락하자

 

12번, 버섯 파스타
빨리해주세요

 

- 야, 카세
- 곧 나갑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해요

 

청소는 나중에,
빨리 다시 만들어

 

 

타치바나 짱,
오늘 간식 뭐로 해줄까?

 

됐어요

 

요시자와

 

간식으로
샌드위치 부탁할게

 

뭐, 내가?
만드는 거야?

 

애 같네

 

'타치바나'에게
'요시자와'가

 

무슨 일 있었어?

 

아니, 오늘
기운이 없어 보여서

 

친구랑 싸워서...

 

같이 동아리
다니던 친구였는데

 

내가 동아리
나가지 않으면서

 

왠지 서먹서먹해져서

 

나도 학교 때

 

계속 함께
다니던 애가 있었는데

 

특별히
싸운 것도 아닌데

 

어떻게 된 건지
소원해져서...

 

그 사람이랑
어떻게 됐어요?

 

요전번에
오랜만에 만났어

 

즐겁더라

 

만났더니

 

단박에
옛날처럼 돌아가더라

 

둘이 함께했던
소중한 시간은

 

세월이 흘러도

 

지울 수도 사라지지도
않나 보더라

 

하지만...

 

다시 화해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어요

 

네가 그런 결정을 했다면

 

언젠가는...

 

그리울 날이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포기하는 거라면

 

제자리걸음을
하는 게 아닐지

 

음식 나왔습니다
햄버거 세트입니다

 

편히 드세요

 

타치바나 선배죠?

 

역시 맞구나
난 '쿠라타 미즈키'에요

 

남고 육상부
1학년이에요

 

남고?

 

타치바나 선배
기록회도 안 나오고

 

요전번 예선도
안 참가해서

 

계속 신경 쓰였거든요

 

여기서 볼 줄이야
대박

 

오래 얘기를 하네요

 

클레임인가?

 

그런데...

 

여기서 뭐 하세요?

 

동아리 관둔 건가요?

 

편히 드세요

 

부탁한다
6번 테이블

 

감사합니다

 

남고 여자 육상부
새 캡틴, '카키타'입니다

 

카자미자와 고교 여자 육상부
새 캡틴인 '캰 하루카'입니다

 

오늘 합동훈련,
잘 부탁합니다

 

잘 부탁합니다

 

1학년,
'쿠라타 미즈키'에요

 

타치바나 선배
동아리 관둔 건가요?

 

잠깐 미즈키,
그건 실례야

 

아키라가 관둘 리가요

 

그럼,
왜 알바를 하는 거죠?

 

아키라를 만났어요?

 

 

병원 갔다 오는 길에
우연히 파밀레스에서

 

자리로

 

준비

 

빠르다

 

옛날 아키라를
보는 것 같아

 

미즈키는 중학교
기록 보유자에요

 

이대로 가면
타치바나의 기록도 경신할 거예요

 

타치바나 선배!

 

왜 안 뛰죠?

 

상관없잖아

 

들었어요
부상당했다고

 

선배는
내 우상이었어요

 

나도 1년 전에
똑같이 당했어요

 

아킬레스건 파열

 

4번 라인, 타치바나 아키라 상
카자미자와 고교

 

아키라, 달려
널 할 수 있어

 

캰, 1500 안 나가?

 

아키라 뛰는 걸 보고
바로 갈 거야

 

알았어
먼저 갈게

 

쟤 누구야?
4번 라인

 

카자미자와
타치바나 아키라

 

타치바나 아키라?

 

치료도 재활도
무서웠어요

 

무엇보다 원래 상태로
돌아가지 못할까 두려웠어요

 

기분이 최악일 때
선배가 뛰는 걸 보고

 

이 사람이랑
겨뤄보고 싶다

 

선배랑 달리기 위해
열심히 재활한 거에요

 

그러니 상관없지 않아요

 

타치바나 상

 

넌...

 

선배 기록을
곧 뚫어버릴 거에요

 

이제 상관없나

 

'타치바나 알바 희망 시간'

 

맞다
타치바나 상

 

 

저번에 준
알바 시간 말인데

 

 

정말 이렇게 해도
괜찮은 거야?

 

괜찮아요
할 거예요

 

글쿤

 

하지만...

 

따로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그쪽으로
시간 빼도 돼

 

뭐, 우리 집이야

 

항상 일손이
부족하다만

 

어떻게든 될 거고

 

학교나 그...

 

여러 가지 많잖아
하고 싶은 일들이

 

따로 하고 싶은 게 없어요

 

먼저 갈게요

 

카세 군

 

배고파?
뭐 좀 만들까?

 

이거, 버려

 

뭐야, 쓰레기?
거기다 둬

 

이거 스파이크잖아

 

버리는 거야?

 

필요 없어

 

필요 없다니

 

유니폼까지

 

정말 버려도 돼?

 

다시 쓸지도 모르잖아

 

- 아키라
- 귀찮게

 

필요 없다고 하잖아

 

여보세요

 

수고하십니다

 

 

네, 지금 체크 중인데

 

여기요

 

빨리 달릴 수 있는 신을
사고 싶은데...

 

빨리 달릴 수 있는,
평이 좋은...

 

아, 네
가져올게요

 

사이즈가?

 

22로 주세요

 

이쪽에서
기다려 주세요

 

올려놔

 

빨리 달릴 수 있대
좋겠지?

 

그런데 유토,

 

저 신도 멋있네

 

50미터 정도라면
신을만 할 거예요

 

빨리 달릴 수 있는 신

 

아, 그래요?

 

바닥이
스프링 구조라

 

지면을 박찰 때
추진력이 되거든요

 

자세히 아네요

 

육상을...해서

 

육상?

 

저기...

 

결혼했나요?

 

아, 그게...

 

한번

 

한번?

 

한번 갔다 왔다는...

 

알아요

 

아, 그래요

 

그렇겠죠

 

이거, 떨어뜨렸네요

 

미안해요
감사합니다

 

저기...

 

육상을 한다고 했죠?

 

아킬레스건...

 

아킬레스건을 다치면

 

전처럼
달릴 수 없나요?

 

그니까 내 말은...

 

확실히 치료를 마치고
재활을 거쳐도

 

전처럼
뛸 수 없는 건가?

 

그건 아니에요

 

그렇구나

 

그렇지
다행이다

 

미안해요

 

뭐에요, 저 아저씨
치한이에요?

 

이리 온

 

신어 봐
그건 벗고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

 

대망의 여자 100미터 결승

 

'타치바나'의 기록을 경신할지
4번 라인의 '쿠라타 미즈키'

 

4번 라인
쿠라타 미즈키

 

남 여자 고교

 

자리로

 

준비

 

감기요?

 

그래, 무슨 점장이

 

이 바쁠 때에
여름 감기라니

 

오늘은 날씨도 별로고
한가하지 않을까요

 

내가 나갈게

 

어서 오세요

 

빈자리,
어디든 괜찮겠지?

 

금방 갈 거야

 

드링크바 하나

 

그럼 추가 있으면 불러

 

쿠라타 미즈키,
왔었다지?

 

걔한테서 들었어

 

걔 빨라

 

중3 때 전학해왔고
중학교 기록보유자야

 

요전번 대회에서도
자기 기록을 다시 썼어

 

타이머는?

 

너랑 같아

 

미안,
주문 취소해줘

 

우린 언제든
널 기다릴 거야

 

됐다

 

타치바나, 간식

 

고마워

 

수고

 

수고했어요

 

탄 걸 먹으면
몸에 안 좋아

 

아직도 점장님이랑
연애 놀이하는 거야?

 

너무 몰아붙이면
점장님만 불쌍해져

 

그 사람도
입장이라는 게 있고

 

분명 곤란해하잖아

 

아님

 

궁지에 몰린 게 너거나

 

즐거움을 다시
잃지 않으려고

 

너의 즐거움을
뺏는 게 될까 봐

 

그 사람 나름대로
고민하지 않겠어?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그쪽으로 시간 빼도 돼

 

있을 거잖아
하고 싶은 일들이

 

그냥 포기하는 거라면

 

제자리걸음을
하는 게 아닐지

 

어디엔가
널 기다리는 책이 있는 거야

 

분명 지금의 너에게
필요한 책일 거야

 

딱딱해

 

책임을 물어야겠다

 

아니란 걸 알면서도
질주하고 싶지?

 

스포츠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잘 모르겠지만

 

이쯤에서 끝내지

 

카세 상

 

샌드위치
고마워요

 

좀 내렸네

 

 

네, 네

 

타치바나 상

 

죄송해요

 

저기...

 

나...

 

오지게 오네

 

가게에서
무슨 일 있었어?

 

넌 언제나...

 

비 오는 날에
갑자기 나타나네

 

나...

 

역시 점장님이 좋아요

 

난 별 볼 일 없는 아저씨야

 

점장님은
대단한 사람이에요

 

책도 잘 알고
소설도 쓰고

 

네가 나에 대해
뭘 안다고

 

미안

 

하지만...

 

난 정말
대단한 사람이 아니야

 

뭘 해도 어중간하고

 

뭘 잘한다는 소리
들어본 적도 없다

 

네가 생각하는
그런 어른이 아니야

 

점장님은 멋있어요

 

내 눈엔

 

네가 훨씬
더 멋있거든

 

젊고

 

희망에 넘치고

 

빛이 나잖아

 

그럼...

 

왜 가슴이 이렇게
미어지는 거죠?

 

젊음이란

 

가끔은 충동적이고

 

폭력적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그때 느꼈던 감정은

 

언젠가는
소중한 재산이 되지

 

지금은 잘 몰라도

 

점장님을 좋아하는 게
귀찮나요?

 

난 안되는 거예요?

 

안될 리가 없잖아

 

타치바나는

 

누가 봐도
멋진 사람이야

 

난...

 

너랑 같이 있으면

 

잊고 있었던 그...

 

소중한 재산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귀찮은 게 아니라

 

오히려
감사하고 있다

 

타치바나 상?

 

미안, 그건...

 

저기...

 

방금 건

 

친구...

 

친구로서의 허그야

 

친구?

 

감사합니다

 

정말 기쁘지만

 

난...

 

네 마음에,
응할 수는 없다

 

너에겐
연애만이 아니라

 

정말 하고 싶은 일들,

 

기대하는 일들이

 

있지 않을까?

 

미안

 

아저씨

 

여기, 택시비요

 

타치바나,
조심해 돌아가

 

타치바나 상

 

친구로서
부탁이 있는데

 

달리기를 배워...

 

점장님

 

치히로

 

깬 거냐?

 

아니 왜?

 

기억도 못하나?

 

네가 한밤중에 전화했잖아

 

고독사할지도 모른다고

 

이방, 금연이거든

 

저쪽에서
창문 열고 피워

 

타치바나는 누구야?

 

가위눌린 것처럼
헛소릴 했거든

 

여자야?

 

아니야
아니야

 

남자야
알바하는 애

 

타치바나 아키라 군

 

여자라도 만들어라

 

정말 고독사
하는 수가 있어

 

넌 어쩔 건데?

 

난 소설이랑
결혼했으니까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게
부럽다

 

난 어쩐지 소설이랑
계속 짝사랑 중이다

 

그럼 서로
좋아지게 해야지

 

무리다

 

솔직히 네가 샘나서

 

지금까지
연락을 안 한 거야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아직 포기 못하는 거지

 

미련만 남아서

 

이 원고지...

 

이건, 미련이 아니야

 

집착이지

 

포기도 못하고
몸부림치며

 

여전히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면

 

그때는 집착이라고 해

 

이렇게 둘러대는 게 좋잖아

 

나도 앞으로의 보장은 없어

 

매일 두렵다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이 녀석이 좋으니
어쩔 수 없잖아

 

집착할 수밖에 없잖아

 

이제 다 깼네

 

마시자

 

안 마셔

 

이렇게 앞으로 갈 거야

 

시선 앞으로

 

손도 손도
팔, 팔

 

더 높이
더 높이

 

앞을 보고
앞을 보고

 

간다

 

준비

 

잘했어

 

다시 한번

 

같이 가, 아키라

 

빨리, 빨리

 

왜 그렇게
뛰어가는 거야?

 

기분이 좋잖아

 

고맙다

 

아니요

 

이런 걸로 무슨

 

저 녀석,
달리기 싫어했어

 

느리니까

 

하지만,

 

너라면 가르칠 수
있을 것 같아서

 

달리는 기쁨을

 

맞다

 

다음 달,
알바 스케줄 말인데

 

 

그거, 전부는
안될 것 같다

 

...기보다는

 

다음 달은
안 와도 될 것 같다

 

일손이 다 찼어

 

다음 달도,

 

그다음 달도

 

앞으로도 계속

 

안 와도 돼

 

엄마

 

왜?

 

스파이크...

 

버렸겠지?

 

버렸을 리가 없잖니

 

고마워

 

이 감정에
이름을 붙이기에는

 

너무나도 주책스럽다

 

미즈키

 

4 - 6689 - 타치바나 아키라

 

왔다

 

죄송합니다
바로 바꿔드릴게요

 

비빔밥 탔대요
다시 만들어요

 

역시 넌 아직이야

 

이상하네

 

이상한 건
네 앞머리지

 

길다고 해서 자른 건데

 

넌 접시나 닦아

 

그리고 7번도,
빨리요

 

부탁할게요

 

저 차가운 느낌,
왠지 끌리네

 

무라카미 상

 

테이블 정리 부탁할게

 

9번 테이블 나왔어

 

 

됐어 됐어
내가 할게

 

죄송합니다

 

카세 상, 미안해요
다시 해줘요

 

다시 만들어 줄 테니까
데이트해 줄래?

 

좋아요
뭐라는 거야

 

뭐, 이게 정상인데

 

아키라,
제발 돌아와

 

칸도 지역는
대체로 맑겠습니다

 

저녁녘까지의
강수 확률은 10%

 

비 걱정은
없겠습니다

 

저녁까지 구름 사이로
하늘이 보일 것으로

 

소설 '파도의 창가' 출시 1년

 

대망의 신작

 

'쿠조 치히로'의
첫 수상이 기대됩니다

 

이 음악을 들으며
헤어지도록 하겠습니다

 

아이디 '슈퍼문'님이
요청한 노래입니다

 

감사합니다

 

자, 다들 계속 뛰자

 

 

잘 있었어?

 

 

다행이다

 

잘 계셨어요?

 

맞다

 

아까 본사에
갔다 왔는데

 

나 승진할지도 모른대

 

네?

 

대박, 대단해요

 

아직 결정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왠지 기뻐서

 

점장님

 

친구...

 

우리 친구인 거죠?

 

친구라면

 

평소 문자도
보내고 그러는 거예요

 

나...

 

점장님이랑
문자를 주고받고 싶어요

 

코마츠 나나

 

오이즈미 요

 

한 글 자 막 : Fyou

Sync & corrections by Blue-Bird™